살고 있는 집에 12월 내내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처음 문제가 되었던 집은 102호 였는데,
1층 창문 앞을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거나 앞에 주차장에서 차 정리를 15분 가량 하였을 때,
단톡방에서 사생활 침해라며 노발대발을 하는 일이 있었다.
102호가 다른 주민들에게 비정상이라며 비아냥대고
얼굴보고 커피한 잔 하면서 얘기하자는 이야기에 본인 시급 20만원을 달라며 얘기가 통하지 않았다.
결국 이후 반상회를 통해, 102호 앞 창문에 지정 주차자리를 주면서 마무리 되는 가 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202호 아저씨가 화가 나서 102호에 찾아가서 문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쾅쾅 치며 나오라고 난리를 쳤다.
니가 말한 비정상을 보여주겠다면서, 문고리를 부실 정도로 쾅쾅 내려쳤다.
(나중에 영상을 봤는데 너무 무서웠다... 1012호도 이상하지만, 저렇게까지 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
결국 경찰이 오고, 상황이 정리가 되었다....... 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다음 날, 202호 아저씨가 강아지를 안고 1층을 통과하는데, 102호가 큰소리로 "인간 아닌 새끼 상종을 말아야지. 개새끼" 라고 말했다.
그때 화가 난 202호 아저씨가 뭔 소리하냐고 소리를 지르는데,
그때 102호에서 우람한 아저씨가 뛰쳐나오더니 그 아저씨를 계단에 눕혀놓고 밟고 니킥을 얼굴에 날리는 등 몸싸움이 시작됐다.
피가 가득 나고, 402호가 내려와서 싸움을 말렸고 이후 앰뷸런스와 경찰차가 오면서 싸움이 종료되었다.
(맞은 202호 아저씨는 갈비뼈가 금이가고 전치 4주의 부상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 주 금요일, 102호가 사설 CCTV를 설치하는데, 카메라의 방향이 위층들의 창문들을 찍고 있었다.
이걸 발견한 4층이 동대표에게 소식을 급하게 알렸고, 경고조치가 필요하겠다는 얘기를 했다.
근데 동대표가 "이걸 동대표가 왜 말해야 하죠? 이럴거면 저는 동대표 자리에서 내려오겠습니다 피곤하네요." 라고 말했다.
동대표에게 적용된 혜택도 회수되는 것 인지하고 있는지 물었고,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
동대표에게는 혜택으로 좋은 자리의 고정 주차자리를 제공하고 있었고, 그 자리에 본인이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혜택들을 포기하겠다는 말에, 그럼 반상회가 다시 필요하겠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오늘 토요일 오후 7시에 모두 모였다. 주요 안건은 동대표 재선출 논의였다.
문제의 발단인 102호는 불참의사를 밝혔고, 동대표인 101호는 아저씨는 안오고 아줌마만 온 상태였다.
한번 더 사람들은 101호에게 동대표 혜택과 함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 맞는지 물었다.
만약 다음 동대표가 현재 그 주차 자리를 선택하면 전기차 충전기를 떼야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괜찮은 게 맞는지 물었다.
102호의 CCTV에 대해 경고조치를 요청한 것은, 문제되는 세대가 많다보니 일일히 각 세대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동의 대표로서 경고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였는데, 그것이 문제였는지도 함께 물었다.
전기차 충전기를 떼야할 수도 있다는 얘기에 아줌마는 아저씨와 상의해보겠다고 방에 들어가서 통화를 했다.
이후 15분 뒤에 아저씨가 화가 잔뜩 난 상태로 뛰쳐 들어오더니, "누가 전기차 충전기 당장 떼라고 했어요? 누구에요?" 라며 언성을 높였다.
사람들이 다 벙찌면서, '아무도 당장 떼라고 하지 않았다. 떼야 하는 상황도 감안하고 포기한 것이 맞냐고 물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여전히 화를 내면서, 처음부터 동대표를 하고싶지 않았는데 나보고 하라고 하지 않았냐며, 자기가 요즘 일이 안되서 예민하다며,
자기는 솔직히 이 정도 돈이면 전원주택으로 이사가고 싶다며 아무도 궁금하지 않은 얘기를 미친듯이 늘어놓으며 화를 냈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 있는데 본인의 와이프에게 "넌 말 똑바로 해라, 말을 이따위로 전하냐" 며 나무라는 모습도 지속적으로 보였다.
나도 너무 화가 나서, "그런 얘기는 지금 아무 의미가 없는거다. 모두 스트레스 받고, 이사가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다.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냐 결정을 알려주셔랴" 라고 물었는데, 계속 '본인이 요즘 무릎이 안좋고, 말을 다 못하지만 상황이 안좋아서 예민하고, 그리고 102호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그 와중에 충전기 떼라면 싸우라는 거 아니냐 자기는 그렇게 이해했다. 충전기 달아도 된다고 하지 않았냐' 며 본인 변호에 대해서만 지속적으로 늘어놓았다.
(그 와중에 중간중간 와이프 나무라는 얘기는 빼놓지 않았음. 말 똑바로 하라는 둥, 너 때문이지 않냐는 둥)
그래서 결론이 그럼 동대표를 계속 하겠다는 거냐. 라고 재차 여러번 지속적으로 물었고, 결론은 전기차 자리를 뺄 순 없다며, 본인이 아닌 와이프에게 동대표 자리를 일임하고 주차 자리는 유지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 주민들은 알겠다고 대답하면서, 사실 전기차 충전기는 화재 위험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세대도 있었지만 동대표고 우리를 위해 노력해주시는 부분도 있으니 서로 배려하는 측면에서 서명한 것이라고 얘기했고, 한번 더 잘 부탁한다는 얘기를 하고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다들 집으로 올라갈 때가 되자, 그제서야 오해했다며(그 와중에도 와이프에게 말 똑바로 하라며 뭐라고 함) 대충 사과를 했고, 자리를 파했다.
나는 그때까지도 본인의 잘못을 명확하게 시인하지 않고, 자기 방어만 하기 바쁜 101호 아저씨에게 짜증이 났다.
이후 몇몇 집이 모여 저녁을 함께 먹으며 술자리를 가졌는데, 3시간 정도 지난 후 동대표 아저씨와 아줌마가 올라왔다.
한참 얘기를 하다가, 4층 아줌마가 "근데 동대표님, 그때 자리에 어르신도 많이 계셨는데 오자마자 상황 파악도 없이 소리지르고 화낸거는 잘못한 것 같아 ~ 아까 너무 놀랬어" 라고 말했다.
그러자 동대표는 여전히, "근데 그 얘기는 싸우자고 한 거잖아요. 저는 너무 화가 났고, 요즘 상황이 안좋은데 그래서 예민한데 그런 말을 듣고 저는 싸우자고 밖에 생각이 안들었어요. 그거 떼면 저 죽어요. 저 돈없고 돈 벌어야 되고, 지금 집도 제가 좀 무리해서 왔기 때문에(아니 너 돈 없는 거 안궁금해) 한달이라도 빵꾸나면 큰일나요. 저 솔직히 퇴근하고 전기차 충전하는 거 때문에 몇바퀴 돈 적도 있어요. 근데 그걸 왜떼요. 솔직히 동대표라 전기차 충전기 서명해줬다는 것도 섭섭했어요. 전기차 화재난다는거 다 오해고, 휘발유 차가 더 불 많이 나요. 그거 다 모르는 소리에요. 근데 그런 소리를 듣고 저는 너무 화가 나서 당장 싸우려고 뛰쳐온거에요" 라며 또 방어기제를 형성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휘발유 차도 물론 불이 나는 경우가 있긴하지만 최근 뉴스에도 많이 나오지 않았냐며, 좀 무서운 건 사실이었다' 라고 얘기했다. 그러니 또 동대표는 "모르는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계속 하고 다니는데, 전기차 화재 발생율 보셨어요? 휘발유차가 더 문제 많고요, 그럴거면 서명하지 마시지 그러셨어요. 저는 그 말 듣자마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나서 싸우러 온거에요. 제가 요즘 무릎도 안좋고 일도 바쁘고 스트레스도 너무 많이 받는 상태인데, 거기에 그런말 들어보세요. 싸우려고 왔어요 저" 라고 말했다. (말귀 못알아듣고 혼자 싸우러 온 게 자랑임?)
사람들은 '왜 자초지정을 먼저 물어보지 않았냐, 그런 의미로 말 한 적 없다고 말하지 않았냐', 했더니 또 '저는 와이프한테 그렇게 들었고, 원래 성격이 불같고 예민한 사람이다. 예전에는 좀 참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런 소리 들으면 화가 미친듯이 난다. 참아지지가 않는다. 원래 성격이 이렇다. 저는 와이프한테 그렇게 들었기 때문에 싸우러 온거다' 라고 했다.
그리고 그 얘기를 들은 앞에 다른 입주민이 "그럼 00이(동대표 와이프)가 잘못했다는거지? 얘가 잘못했네?" 라고 했고,
이어서 "저는 원래 성격이 불같고 예민하고 욱하는 성격이 있어요. 그런 소리 듣고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 라며 맥락을 이해못하고 계속 병신같은 소리를 이어갔다.
지속된 개소리를 듣는데 너무 빡이 쳤다. 계속 조용히 있었는데, 듣자 듣자하니 손이 부들부들거리고 가슴이 쿵쿵 거리면서 심박수가 올라갔다. (동시에 저 와이프는 저런 병신같은 새끼랑 왜살지 생각함)
결국 입을 열고, 싸움에 개입해서 '그래서 결국 선생님의(선생님이라 해준것도 지금 생각해보니 개빡침, 걍 병신새낀데) 와이프가 잘못했고 본인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시는게 맞는지, 배려해서 서명을 한 것이 왜 서운하고 그렇게 화가 나는 건지, 최근 주변 아파트들도 전기차 충전기 다른 장소로 옮기고, 전기 차량 통제 있는 추세인 것을 아는지' 물었다.
그러자 "아까 반상회때도 느꼈는데, 그렇게 꼬집어서 말하지 마세요. 제 입장 모르시잖아요" 라며 또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네, 선생님도 제 입장 모르시는건 마찬가지니까요. 저희도 그 상황이 많이 당황스러웠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었거든요. 근데 선생님이 예민하고 성격이 불같으신 것은 모두가 알 필요가 없고 자랑도 아닌데, 계속 저희에게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니 또 당황스럽네요. 오해해서 오자마자 큰소리 내신 것이 잘못한 게 없다는 입장이신 거죠?" 하고 말했다. 그러자 계속 '그렇게 꼬집어 말하지 말라'는 소리만 반복했다. (할 말이 없었나, 뭔 병신같은 소리여, 니가 말을 지금 병신같이 하잖아. 말귀 못알아 쳐듣고. 그냥 오해해서 미안하다 하면 끝인데, 계속 니가 원래 그런 사람이고 그렇게 우리가 말했다고 얘기하고 있잖아)
결국 다른 입주민이 말리면서 이야기가 끝이 났고, 이후 좀 술을 먹더니 동대표는 내려갔다.
개인적으로 그 분의 와이프에게는 일정 부분 미안한 감이 있었다. '말 똑바로 해'와 같이 듣지 않아도 될 소리를 계속 더 듣게 된 것 같아서.
그래서 그 와이프 분께는 사과를 드렸다. '언니 제가 미안하다고, 난처하셨을 것 같다고'.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분들은 '뭘 미안하냐며, 할말 한거고 틀린 말 아니었다. 속 시원히 말해줘서 좋았다, 똑순이(내가 제일 막내임... 그래서 그 병신새끼한테 내가 만만한가)' 등의 말을 해주셨다.
그치만 다시 돌아가도 그딴 소리를 계속 들으며 화를 삭이진 않을 것 같다. 할 말은 해야지 생각하고 말을 할 것 같다.
한가지 후회하는 것은, 101호가 술자리에 참석했을 때 바로 집으로 가지 않은 것이다.
왜 그 자리에 앉아서 개소리를 다 듣고 있었지? 내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
오늘 이 일만 아니었으면, 내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아쉽고 화가 나는 하루였다.
오전 : 엄마, 아빠랑 맛있는 순두부한상 냠냠하고 프리미엄아울렛 가서 신발이랑 패딩도 쇼핑하고, 책도 읽었음. 기분이 좋았음 : )
집에 와서도 계속 부들부들 거렸는데, 글로 풀고 나니 좀 낫다..
내일은 더 좋은 하루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