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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첫 날, 당황스러움의 연속

by Uzzzz 2024.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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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입사 첫 날이었다. 

어느 회사나 첫 날은 온보딩 과정을 겪고, 새로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낯선 환경을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데 이 회사는 생각보다도 더..? 정신없이 흘러갔던 하루였다. 

 

출근에 대한 기대 + 부담감으로 잠을 못 잔 상태로 출근을 했다. 

출근 한시간 전에 도착해서 근처 카페에서 아티클을 읽으며 커피로 머리를 깨우고 있었다.

'얼마 없는 밑천 바닥나면 어떡하지..'

'팀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빨리 적응기간 지나갔으면 좋겠다'

'대표님이랑 일하는 것 너무 부담스럽다' 등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다.

제일 많이 들었던 감정은 '부담감' 이었던 것 같다. 

일에 미친 회사라는 소식을 다양한 곳을 통해 들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12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가 열렸는데, 두둥! 문 입구에 내 사진이 있었다.

'내가 이 사진을 언제 냈더라..?'

'이력서에도 사진은 첨부하지 않았었는데..?'

당황스러웠다.

알고보니 소개 글에 사진을 올렸었고, 버디가 환영포스터를 만들어 둔 것이라고 했다.

 

 

당황스러운 입사 축하 포스터

 

나 외에도 같은 날 입사를 하는 3명이 더 있었다. 

두 분은 게임팀에 기획자, 원화가, 한 분은 일본 법인의 대표로 오실 분이라고 소개받았다. 

'오 굉장히 다양한 사업이 굴러가고 있다보니 게임 비즈니스의 동료분들도 있구나' 생각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오전 온보딩을 마치고, 장비를 인계받은 후 자리로 가서 옆자리 동료분과 인사를 나눴다. 

 

곧 있을 점심에는 대표님과 식사를 하는 일정이었는데, 갑자기 옆자리 동료분께서 다급하게

'대표님이 꼭 잘 설명드리라고 했다,

점심 때 아마 바로 말씀하실 것 같아서 지금 설명드려도되겠냐' 며

5분 가량 와다닥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 해주셨다.

무언가가 후루룩 하고 지나갔다. 첫날부터 너무 많은 정보가 입력되고 있었다.

점심식사 이후에는 온라인 사업에 대한 방향성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는 굉장했다..

나는 분명... '회사의 문화' 정도까지의 온보딩만 받았는데...

비즈니스 구조 또한 아직 구체적으로 모르는데...

카테고리나 콘텐츠도 아직 많이 살펴보지 못했는데

당장 신규 페이지 초안을 피그마로 금요일까지 작업해오라고요? 띠용? 

아니 내일은 쉬는 날인데요..?

금요일도 온보딩과 신규입사자 세션이 줄줄이 있는데요?

피그마 권한도 받기 전인데 맥락도 모르는 상태로 일에 던져졌다. 굉장..!

(갈릴 준비하긴했는데, 진짜네.. 목요일은 쉴 수 없겠구나 하고 생각 하하항)

 

쉬는 동안 너무 쉬었나.. 회사에 대해 미리 공부를 좀 할 걸 그랬나.. 하고 생각하는 찰나에

수많은 회의에 인비와 스레드의 태그가 들어왔다. (당황스러움의 연속)

앞으로도 이 속도로 일을 해야한다니? 

 

오후 '히스토리 세션'에서 대표님이 지금의 회사가 된 히스토리를 얘기해주시면서 어느정도 이유를 알게 되었다.

회사를 키워오는 과정에서 서비스의 성공은 완성도에 달려있지 않았다고 했다.

구글폼 하나만으로도 고객이 설득이 되는 내용이면 몇 천만원을 벌기도 했고,

사이트를 아무리 삐까뻔쩍 멋지게 준비해두어도, 고객이 이해되지 않고 설득되지 않으면 결과가 없었다고 했다.

일단 나온 아이디어라면, 고객에게 먼저 선 보이고 반응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도 좋지만, 데이터는 언제나 모아도 모아도 끝이 없기 때문에

일단 직관으로 결정한 것을 고객에게 던지고, 방향은 계속 피봇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니, 회사의 문화와 분위기, 인재상 모든것이 맞아 떨어졌다.

내가 경험한 회사 중에 제일 언행이 일치하는 곳 이었다.

 

고객에게 많은 것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일단 실행이 빨라야 하고,

던진 것에 대한 결과를 빠르게 확인하면서 방향성을 피벗팅해야 하기 때문에 유연해야하고,

많은 도전과 많은 실패를 하기 때문에 서로 신뢰와 안전감이 기본이어야 하고

안전감을 위해 서로 수다스럽게, 다만 예쁘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되었다.

 

내가 정말 몰입할 수 있다면, 재밌게 열심히 미친듯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펼쳐진 것 같다. 

기대감 X 2배, 부담감 X 370배

 

 

+ One more thing

그 외 하셨던 얘기 중 아래 얘기가 참 인상 깊었다.

" 저는 회사를 빠르게 망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의견에 항상 '확실한가요?' 라고 묻기만 하면 됩니다.
 확실한 건 없어요. 일단 다 해보고, 결과를 보면 되는거죠."

 

'확실하냐'는 말, 이전 회사의 팀 리더가 많이 했던 얘기였는데 아주 속이 시원했다.

리더의 불안함 + 팀원에 대한 불신 + 책임전가 가 느껴지는 아주 오묘한 문장.

나도 더 경계해야지.

 

 

 

 

+ Last one more thing

출근 전,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나누는 오픈카톡방에 이직 첫 날 팁을 물었더니 이런 것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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