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에 대한 이야기 (feat. 크몽 부업 최근 수익 공개)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던 회사를 떠났다. 정말 좋은 회사였다.
하루 근무 시간도 짧고, 재택도 가능하고, 프리랜서 활동을 응원하는 회사라니
다시 생각해도 이런 회사를 또 만날 수 있을까?
그 덕분에 내 인생에도 많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곳이었다.
회사를 벗어나 내 스스로 돈도 벌어보고,
자유로운 출퇴근 덕분에 내 집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로 인해 파생되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매번 머리로만 하던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나중에라도 좀 더 명확히 기억할 수 있게.
내 인생의 파란만장했던 마지막 20대와, 빛이 나는 30대의 시작을 ㅋㅋㅋㅋ

1편. 회사를 벗어나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하다.
입사하기 전에도 서비스를 등록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쇼핑 라이브 진행자 포지션이었다.
내가 했던 수 많은 방송들을 캡쳐하고, 열심히 상세페이지를 만들어서 등록했었다.
실제로 주문 문의도 들어왔지만, 등록해놓고 잊어버린 것이 현실...
나의 시작병.. 언제 고쳐질 것인가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서비스는 취업, 이직을 위한 서류 첨삭 서비스였다.
다양한 서비스 중에서도 해당 카테고리를 뽑은 건,
이전 회사를 나오기 위해 썼던 이력서와, 무수히 많은 면접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서비스 오픈에는 '일단 시작해본다' 라는 나의 고질병이 생각보다 많이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 건,
작은 성취가 미친듯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예전 준하 Say, 작은 성취를 만들라고 했었는데)
문의글이 접수되고, 사람들이 결제를 하기 시작하니까 너무 신이 났다.
그 와중에 회사 일이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해서 (섭외 지옥에 빠져있을 때) 내 개인 일이 더 신이 났던 것 같다.
밤에 잠도 안자고, 회사일만 끝나면 바로 부업을 시작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무리하게 일정을 잡기도 했다.
캘린더에 찍힌 무수히 많은 노란색 바와 점들이 그때의 열정을 다시 보여주는 것 같다.
(노란색 박스와 점이 모두 코칭, 인터뷰, 첨삭 일정)


그래도 즐거웠다. 내가 가진 경험과 스킬들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나에게 코칭 받은 사람들이 취업이 될 때마다 내가 취업한 것보다도 기쁘고 좋았다.
근데 그로인한 문제가 슬슬 생기기 시작했다.
생활의 비중이 부업으로 많이 치우지게 되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 일로 월 200-300만원 가량 벌게 되자 내 생활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잠을 포기하게 되고, 무슨 일을 하다가도 문의가 접수되면 그것부터 손에 잡고,
주변 사람들을 챙기지 않게 되고, 회사 일도 뒷전이 되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그 시기가 너무 미련하다.
부업 수익만 믿고 무리하게 집을 사다보니 그 부담감을 스스로 계속 생각했던 것 같다.
쉬면 불안했다.
주문이 없으면 더욱 더 불안했다.
그러다 보니 더 더욱 부업에 매몰되었던 것 같다.
일상의 패턴을 다 망가뜨리고, 소중했던 사람과 이별하고 나서 정신이 차려졌다. (약 6월 이후)
이별하던 날도 울면서 서류 작업을 하는 나를 보면서, '이건 진짜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고
매일 잠도 못자고 새벽마다 일을 끝내고 2-3시간 쪽잠을 자면서 '이게 사는건가' 라고 생각했고
회사 일을 미루다가도, 부업 작업물은 꼬박꼬박 보내면서 '내가 원한 삶이 이게 아닌것 같다고' 생각했다.
또한 외주 작업에 대한 회의감도 계속 들었다. 내가 스스로 핸들링 할 수 있는 것이 작았다.
어떤 일이든 내 일의 대표가 되고 싶은게 내 꿈이라고 매번 얘기했는데, 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부업에 미쳐있던 삶은 약 9개월 만에 막을 내렸고, 지금은 무리가 가지 않는 선으로 원래 작업량의 1/3정도만 작업을 하고 있다.
물론 수익도 1/3로 줄었음 ㅋㅋㅋㅋ 그래도 무사히 매번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야.

이 경험 덕분에 내가 꿈꾸는 것의 범위를 더 좁힐 수 있었고
주변 사람을 소중히 할 수 있게 되었고 나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경험이었고
무리했지만 내 집도 생기게 되었으니까, 결과적으로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 경험을 Chat GPT에게 얘기해줘봤어, 이제 뼈를 맞아보자


과로와 관계에서 손해를 본 부분이 있었지만, 그로 인해 얻은 것들이 결과적으로 더 크다고 생각한다는데
글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일단 벌어진 이상, 이렇게 정신 승리를 해볼게.
생각보다 내 생각을 글로 쓰는 것 재미있다.
머리 속에 떠돌고 있는 생각들, 묵혀뒀던 생각드링 정리가 되는 것 같아.
하고 싶은 얘기가 참 많은데 일단 잊어버리지 않게 이야기 거리만 적어두고 백미랑 산책을 가야겠다.
하고 싶은 이야기
- 제 밑천이 바닥날까 무서워요 (첫 출근을 앞두고)
- 이별에 관하여
- 시작병은 이런 것이에요 (어라? 팟캐스트 편집 왜안하고 있지?)
- 재택근무 제도의 한계
- 가족과의 적절한 거리감은 어느정도일까
-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 (나의 20년)
- 좋은 관계, 좋은 사람들 (요즘의 나에게 중요한 관계 - 샌언니, 월드)
- 심플한 삶 (J의 삶을 엿보다)